내 안으로의 여행
숙모와의 이별
소띠여사
2006. 11. 2. 10:50
신라 향가 제 망매가의 슬픈 싯귀가
영원한 이별에 한가닥 위로가 될까?
숙모는
글을 몰랐기에
이별의 통한을 애끓게 읊은 싯귀도 몰랐을 거다.
숙모는
말이 없었기에
늙은 술꾼 남편에게 잘 있으라는 인사도,
혼례시키지 못한 아들에게,
아들 딸 많이 낳아 행복하게 한세상 살라는 당부도,
출가한 딸들에게
사위와 손자들 잘 돌보고 알뜰하게 잘 살라는 다짐도 못하고
이별하셨다.
소리내어 말 할 수 없다고
혼자 남겨질 늙은 남편에게 애처로운 사랑이 없을까.
남겨진 외아들에 대한 여느 어머니의 애끓는 사랑이 없을까.
.
.
.
.
말이 없어서
말기 암의 고통을 주위사람에게 한번도 호소할 수 없었겠지.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두고 가야할 남편과 아들에게
한마디 말로 사랑을 이야기 하고 팠을까.....
숙모.
지금 가셨을 그곳에서는
아름다운 소리 다 들으시고
사랑스런 말들 많이많이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