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의 풍경

이쁜 아이들

소띠여사 2007. 2. 20. 12:12

커피를 뽑으려고 사무실에 들어가는 아빠를 향해

차안의 아이가 '아빠'를 연발하며

뭐라고 쫑알거린다.

 

다가가서 왜그러냐고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뭐라고 하는데 앞의 상황을 모른지라

아이엄마의 통역이 필요했다.

 

설날 세배돈을 받아서 주머니에 돈이 가득한데(?)

엄마가 그것을 아직 보지 못했으니 보여줄겸,

또 외가댁에 가는 것이니

자신의 세배돈으로 기름값을 치루겠다고

거금 2만원을 냈는데

차량에 주유한 금액이 1만9천원이니

1천원을 자신의 주머니에 다시 돌려달라고

아빠를 향해 소리치고 있다는

통역이었다.

 

얼마나 귀여운지.

세배돈을 하여간 많이 받았단다.

외할머니댁에를 가는 중인데

외할머니댁에 엄마가 한사람있고

그 엄마는 우리 엄마의 엄마라고

나에게 열심히 설명을 해준다.

엄마의 엄마가 누군데라고 물으니

외할머니란다.

네살쯤 되어보이는 아이의 재롱이다.

 

대여섯살 되어보이는 남자아이

삼만원어치 기름이 들어갔냐고 나에게 확인을 한다.

요놈이 맹랑하여

다 들어갔다고 대답하였더니

주유기 어디에 귀가 달려서

아빠가 삼만원 넣어달라는 것을 알아듣고

기름을 넣어줬냐고 묻는다.

 

귀는 살아서 돌아다니는 것들에게만 있고

주유기는 귀가 없다고 설명을 했는데

궁금해 죽겠단다.

어떻게 주유기가 아빠말을 알아듣고 기름을 넣어줬는지.

주유기속에 컴퓨터가 들어있어서

삼만원 넣어달라고 누르면 다 알아서 넣어준다고 대답했는데

한살쯤 더 먹어보이는 형이

컴퓨터는 요렇게 두드리는 자판기가 있는데 주유기는 없잖아요

하며 손짓까지 해댄다.

이렇게 이쁜 아이들의

이쁜 궁금증을 어떻게 풀어줄 수 있을까?

 

아~~~

생각이 굳어버려서

허리숙여 아이들과 생각의 눈높이를 못맞추는

나의 뻣뻣함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