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27연대 7중대 4소대 197번 정병섭에게(2호)
소띠여사
2007. 3. 8. 13:01
병섭아
어제 띄운 소식은 너에게 갔는지 모르겠구나.
너의 옷이 어제 배달되어 왔단다.
너에게서 온 소포와 편지를 받아들고
외할머니와 할머니를 생각했단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마음앓이를
외할머니와 할머니는 2~30여년 전에 겪으셨겠지를 떠올리며,
이땅의 아들을 둔 모든 엄마들을 생각하게 되었단다.
엄마는
매번 병섭이 너를 통해서
세상을 보게되고
사람들을 보게되고
그래서
타자의 입장에서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구나.
오늘 아침도
눈발이 날리는구나.
많이 춥지.
마음이 추우면 몸이 더 추워.
늘 너 자신을 사랑하는 불꽃을 너 가슴에 품고 살거라.
따뜻한 너의 가슴이
동료에게 전해지고,
선임들에게도 전해져서
언제 어디에 있어도
네가
너 자신이나 타인들에게 빛이 되게 하기를
엄마는 기도하마.
내 아들
정 병 섭
사랑한다.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