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띠여사 2007. 5. 9. 14:39

봄의 절정에 다달아

연보라색으로 꽃을 피워내는 등꽃과 오동나무꽃의 향기에 대한 단상.

 


등꽃

 

포도송이처럼 연보라색 꽃 송이를 주렁주렁 늘어뜨린 풍성한 아름다움.

맑고 향긋한 향이 오월의 연록을 닮은 듯한 상쾌함.

향수병에 넣어두고 오래오래 코끝을 대어보고 싶은 욕심.

 


오동나무 꽃

하늘을 찌를 듯이 장대하게 떡 버티고 서서 남성미를 한껏 발휘하는 아름드리 오동나무.

시집가는 딸에게 장농을 해줄려고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는다는 구전설화에서의 영향으로

친정부모를 연상케 하는 짜안한 나무.

초롱모양의 꽃을 코끝에 대어본 순간 너무나 화려한 향기때문에 다시 보게되는 오동나무.

향기가 너무나 강렬하고 화려해서

불륜을 노래한 트롯트 가락을 연상하게 만드는 꽃.

 

나는 청아하고 날락말락하는 은은한 감향을 좋아하는데,

정작 이웃들이 내게서는 무슨 향기를 맡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