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지우는 지우개가 있다면.
살다가 보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하고 간절히 원할 때가 있다.
심각한 실수를 했다거나
열심히 뭔가를 하지 못해 결과를 못 얻었을 때 등등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러한 실수나 노력을 게을리 하는 것을 만회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을 한다.
요즘 온나라를 더 덥게 만드는 텔레반 인질 사건을 보자면
정말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이라는 가정을 인질들과 교회 관계자들이 해 볼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들은 어느 시점으로 시간을 되돌려 놓고 싶을까?
아프간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버스 이동을 한 그 시점으로 일까?
아니면 더더욱 앞선 아프간으로의 출국 시점일까?
무종교인 나를 이해 할 수 없다는 친구.
난 종교가 삶의 전부인양 허둥대는 사람들을 더 이해할 수 없다.
히잡을 쓴 인질들의 모습을 TV를 통해 본다.
참 착잡하다.
종교가 대체 무엇이길래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줄다리기를 하는 것일까?
히잡을 쓰기전 그네들은 배고픔에 찌든 어린 무슬림들에게 과자를 나눠주면서 찬송가를 가르쳤다고 한다.
끼니를 잠깐 놓쳐 느끼는 허기가 아닌 그 어린이들이 느끼는 배고픔은 생명과 직결되어 있는 절박함이다.
그런 그들에게 먹을 것을 미끼 삼아 내 종교를 강압하는 파렴치함을 봉사라는 허울로 위장하는 무지가 있을 수 있을까? 그것은 봉사가 아니라 폭력이었다.
이제 그네들은 표면적으로 히잡을 둘렀다. 목숨이 경각에 달렸으니 히잡을 거부할 수 없었겠지.
탈레반들은 십자군때부터 그 뜨거운 땅을 짓밟은 외래종교에 대한 거부의 뜻을 분명히 하기위해, 또는 기독인을 무슬림으로 개종시켰다는 의미에서 인질들에게 히잡을 두르게 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가하는 폭력이다.
히잡을 두르고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앉아 있는 그네들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어느시점으로 되 돌아갈 수 있기를 갈망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