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으로의 여행

메마른 나의 감성에 단비를 기대하며.

소띠여사 2007. 8. 13. 14:37


 

아들녀석이 컴 앞에 나를 앉히고서는 열심히 자판을 두드려 무언가를 검색을 한다.

'어느 산골소년의 슬픈사랑이야기'라는 노랫말을 펼쳐놓고는

어떻게 제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는지 손짓 발짓까지 더불어 나에게 그 노랫말 속으로 빠져보란다.

 

흐르는 냇물 위에 노을이 분홍빛 물들이고

어느새 구름 사이로 저녁달이 빛나고 있네.

노을 빛 냇물 위엔 예쁜 꽃모자 떠가는데.

 

상상을 해 보란다, 소년이 되어서.

난 그냥 머릿속에서 누군가 황순원의 소나기를 읽고 만들어낸 노랫말 정도인데하고 생각했고

세탁기에서 꺼내다 널어야 하는 빨래를 생각했고

그냥 집안일 잊어뿔고 어딘가 놀러가면 좋겠다는 잡다한 생각들로

토요일 저녁나절

신천지를 발견한 것 처럼 호들갑을 떠는

내 아들의 가슴떨림 속으로 들어 가질 못했다.

 

아!

나도 언제쯤이었을까?

내 아들녀석처럼

노래 한곡에서

시구절 한 줄에서

문든 만난 풍경에서.....

가슴 떨리는 신천지를 만나 본 것이.

 

메마른 내 감성을 젹셔줄 단비를 기다린다.

아니 폭우를 기다리며 기우제를 올려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