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퍼오기

[스크랩] 슬프다

소띠여사 2007. 8. 14. 09:35
    
    
        슬프다 詩 이금례 슬프다
          마음에 꽃 한 송이 피우지 못한 이 저녁
          고적한 영혼이 슬프고
          가로등 불빛 한 점이 슬프고
          바퀴 소리 요란한 차들의 술렁임이 슬프다
          살아가면서 가슴에 꽃다운 꽃
          꽃 같은 꽃 한 송이 피워 낸 일이
          몇 번이나 있었던가
          모두들 꽃처럼 빛나는 듯 사라지고
          사라져가고
          내 그대 안에 외설처럼 뜨겁게 짓밟히는
          짓밟히다 문드러지고 마는
          붉은 꽃 한 송이 되고픈 이 저녁
          늦여름 소나기는
          맥없이 나를 찢고 나를 울음 울게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