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房

쌍계사의 밤 벚꽃

소띠여사 2011. 4. 13. 10:43

 

 연분홍 벚꽃잎이 노랑 조명빛을 받아 변장을 했다.

저녁 잠도 못자고 불빛에 시달릴 벚꽃에게는 미안했지만 환상적인 자태에 나는 마냥 황홀감을 만끽했다.

 

 붉은 조명을 비춰서 붉게 물들인 밤벚꽃.

어릴적 읽었던 동화 속 꽃집에 들간 듯한 몽상에 잠기게 했다.

 

 깜깜한 밤하늘과 환한 벚꽃의 조화가 꼭 은하수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고~~~

친구와 꽃별이라고 이름 붙여 주었다.

 

 벚꽃은 모듬으로 보아도 좋지만, 꽃 한송이 한송이를 가까이서 들여다 보면

여리고 가냘픈 꽃송이가 정말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친구는 꽃별이 바람에 날려 우리에게 내려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내일 올 사람들도 이런 환상을 보아야 하니 계속 달려 있으라고 했다.

화무십일홍이라는 거창한 말로 꽃의 덧없음을 표현하지 않아도 곧 스러질 아름다움이여~~~

모든 아름다운것은 유한하기에 더 아름답지 않을까?

 

 

자유부인이 되어 자유를 만끽한 봄밤.

밤벚꽃의 아름다움에 취해 집에 돌아오니 참 썰렁하다.

낭군님도 외로운 섬살이에 옆구리가 썰렁하겠지.

많이 많이 미안해서 전화로 '사랑해'라고 속삭였다.

밤벚꽃처럼 청순하면서도 요염하게 들렸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