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띠여사 2011. 5. 10. 17:11

 

 

知己

          이 덕 무

 

만약 한 사람의 지기를 얻게 된다면 나는 이렇게 하겠다.

 

십년간 뽕나무를 심고,

일년간 누에를 쳐서 손수 오색 실을 물들이겠다.

열흘에 한 색깔씩 물들여 50일 만에 다섯 색을 물들이겠다.

 

이것을 따뜻한 봄볕에 쬐어 말딘 뒤

여린 아내에게 부탁하여 백 번 단련한 금침으로

내 친구의 얼굴을 수 놓게 하겠다.

그러고 나서 귀한 비단으로 표구하여 오래된 옥으로 축을 달겠다.

 

우뚝이 높은 산,

아득히 흘러가는 강물 사이에

그 그림을 펼쳐놓고 마주보며 말없이 있다가

저물녘 품에 안고 돌아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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