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띠여사 2011. 12. 22. 14:01

5분만 더 자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시 드러 누웠는데 푹 잠이 들어버렸다.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깜짝 놀라 전화기를 집어들어 발신자를 보니 아버님이시다.

이 아침에 무슨일일까?

목을 가다듬고 전화를 받으니

"니 엄니가 죽 좀 끓였단다. 지금 내가 출발하니 8시 10분에 앞으로 나오거라"

하실 말씀만 간단히 하시고 뚝 끊고 들어가신다.

 

정신을 차리고 후다닥닥 밥먹고 세수하고 옷을 챙겨 입었다.

벌써 아버님은 오셔서 기다리고 계셨다.

변변히 고맙다는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죽그릇을 받아 들었다.

 

출근 후 어머님께 전화를 하니

"새벽에 잠도 안와서 조금 쑤었다. 맛나게 먹어라"고 하신다.

가까이 살아서 누리는 사랑이다.

 

늘 어머님께 이런 사랑을 받을 때면 다시 돌려드릴 생각보다는

이다음에 내 며늘애는 날 어떤 시어머니로 생각할까?

우리 어머님처럼 잔잔한 사랑을 주는 시어머니라고 내 며늘애도 생각해 줄까?라는

내 생각을 한다.

아마 난 어머님처럼 못 해 낼 것 같다.

어머님이 고맙고 미안하고, 미래의 내 며늘애에게도 미리 미안하다.

 

점심때 직원들과 둘러 앉아

어머님의 사랑을 나눠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