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식구 房

춘란화 소심과 복륜

소띠여사 2012. 3. 19. 09:25

베란다 한 쪽 구석에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앉아 있는 춘란 몇 분.

그 중 소심과 복륜이 꽃을 한 대 씩 올렸다.

       엽이 백복륜으로 가만히 들여다 봐야 보일 정도로 선명하지를 못하니 꽃에 물린 무늬도 시원찮다.

       꽃 생김마져 바람부는 날 치맛자락처럼 벌러덩 뒤로 젖혀져 있어서 보기 민망하기까지 하다.

       그래도 사랑타박하지 않고 우리집 베란다에서 봄을 젤 먼저 알려줘서 고맙다.

       아마도 고향이 보길도이지 싶다.

        춘란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게 해 주는 맑은 꽃 소심이다.

        엽이 처음 우리와 만날 때부터 적당히 곡을 이뤄 참한 처녀처럼 보인다.

        꽃 또한 싱그럽고 얌전한 소녀처럼 아주 단정하게 피었다.

        혀에는 녹줄이 있는데 올해는 그 녹줄이 좀 얇게 들어서 혀가 많이 말렸다.

        처음 우리와 만났을 때는 녹줄이 아주 도톰하게 들었었는데~~~~

        사랑을 주지않고 지 멋대로 앉아만 있게 했더니 반항을 하나보다.

        바라보고 있으면 꼭 안아주고 싶은데

        이런 내 마음이 행여 저 단정함을 허물어 뜨릴까봐 나의 손길을 거둬 들인다.

        이 소녀의 고향은 순천 주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