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으로의 여행

스마트기기 초보 입문기

소띠여사 2013. 1. 8. 15:57

벼르고 벼르다 큰맘먹고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아들놈에게 뭐 잡다한 것들을 배운다고 배워도 기기 조작이 영 얼떨떨하다.

 

아들놈이 두손으로 들고 양쪽 엄지로 문자입력을 하라고 한다.

난 이 비싼 핸드폰이 떨어지면 돈과 직결되는지라 왼손으로는 기기를 꽉 잡고 있다.

되돌이표에 왼쪽 엄지손을 놓는 바람에 쓰고 있는 글들이 어디론가 자꾸 날아간다.

정신이 없다.

 

'카톡'이라는 알림음에 '웬 카톡?'

친구가 스마트폰 가입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 애가 어떻게 내가 스마트폰 산 줄 알았을까?

'너 어떻게 알았니? 참 신기하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친구가 우스워 죽겠단다.

친구들이 '카톡'을 외치며 여그저그서 연락들을 해온다.

진짜 무지무지 신기하다.

 

친구 폰으로 한 번 해 본 애니팡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 참으로 애니팡 프로그램을 다운받았다.

지금 다시 하라면 또 할런지 모르겠는데 그날은 참 수월하게 다운이 되었다.

아들놈이 보더니 '어! 우리엄마 대단한데....'

여기저기서 또 '하트'를 날려준다.

난 그놈의 '하트'를 날려 줄 줄 모르겠다.

그냥 내 눈에 띄는 쪽만 뽕뿅 싸 줬다.

그런데 자꾸 날라온다.

너무너무 미안하다.

어떻게 하면 받은 사람들에게 돌려 줄 수 있을까?

고민이 해결이 안된다.

문제는 내가 밑으로만 내렸기때문이다.

'하트'를 퍼나르는 시스템에 손가락을 아래로만 움직였기 때문에

점수가 높은 지인들이 내눈에 띌리가 없었다.

 

지인으로부터 '개구리가 뒤로도 뛸 수 있을까요?'라는 멘트와 함께 퀴즈짱이라는 카톡메시지를 날라왔다.

열심히 머리를 굴리다가 모르겠기에

'그네개구리는 옆으로도 뛸 수 있겠지요.라는 답장을 보냈다.

아들놈이 보더니 배꼽을 잡고 웃는다.

퀴즈짱이라는 사이트에 접속해 보라는 메시지였단다.

 

스마트폰 입문 3일만에 목욕탕에 갔다.

평소에는 늘 계단으로 다녔기에 목욕탕 엘리베이터 이용을 잘 안했었다.

5층까지 올라갈 일이 있어 엘리베이터에 타니 매끄러운 아크릴판에 5층 핼스장이라고 써있다.

가볍게 검지손가락으로 터치를 했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지 않는다.

왜 움직이지 않지?

엘레베이터는 스마트폰이 아니었다.

보턴을 꾹 눌러야 했다.

 

많이 많이 헛갈린다.

어떨땐 터치, 어떨땐 문지르기.

스마트 세상은 스마트하게 어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