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띠여사 2014. 5. 6. 11:56

 

상총자

 

실뿌리 한가닥 떨어져 나와

너가 정녕 살아 낼런지 모르겠거니 했는데

비실거리며 한 해를 버티고

몇 장 잎을 틔우며 한 해를 버티고

가녀린 가지 뻗으며 한 해를 버티고

 

이젠 어였하게 꽃을 피우며

나 여기 있소라고 자랑스럽게 웃는구나.

 

이렇게 살아야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것이겠지.

이 봄 누구보다도 더 유명한 유씨마냥

덕지덕지 구린내 진동하며 사는 것은

감사해야 하는 삶이 아닐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