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라는 이름에 낚여서 읽고 있는 책 - 눈물
내 입맛에는 썩 맞지 않는 분야의 책이지만
인내심을 발휘하여 읽어 보는데
나의 미천한 지식과 소양을 넓히는데는 참 보탬이 된다.
고등학교 다니며 자취를 했던 외작은할아버지댁의 담 이웃은 교회였었다.
어쩌다 설풋 잠이 깬 새벽이면 날 기겁하게 했던 곡소리.
다름 아닌 교회 새벽 예배하는 신도들의 울음소리였었다.
뒤늦게 신자가 되시긴 하셨지만
그땐 할머니의 교회 발걸음이 편치않았던 할아버지께서 반대 이유로 꼽는 것 중의 하나가 새벽 통곡이었었다.
신새벽에 들려오는 통곡 소리가 비신자인 사람들에게는 기괴하고 음산하고 이해 할 수 없는 정말 말그대로 재수 없는 것이었다.
오늘 최인호 유고집 눈물을 읽으며
그때 그 교회에 모인 신자들이 새벽 울음을 운 기원을 알게 되었다.
"오늘 닭이 울기 전에 너는 나를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할 것이다. (루카 22,61)"라는 여수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예수님 승천 후 배드로가 새벽닭이 운 순간 울기 시작하였다라는 대목을 읽고
왜 그 신새벽에 그들이 교회에 모여서 울어야 했는지 알게 되었다.
그들이 베드로처럼 얼굴이 짓무르도록 참회의 눈물을 밤낮으로 흘렸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내가 기겁을 하고 잠이 확 달아나게 놀랐던 그 새벽만큼은 진정 참회를 했었겠지.
입맛에 맞지 않는 책일지라도 읽어내다 보면 지식의 살이되고 피가 되어 날 튼튼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여하튼 책을 읽는다는건 좋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