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房

베란다에 찾아 온 봄

소띠여사 2006. 4. 7. 19:11

 

 

 

할머니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서 있었던 냇 둑에서

빨갛게 피어오른 앙증맞은 꽃이 어찌나 이뻣던지...

 

그 꽃이름을

몇년을 더 큰 후에 알았다.

패랭이꽃

 

패랭이꽃을 보면

내 어린시절 외로움이 가슴한켠을 아리게 하고

꽃이름을 알았을때의 기쁨도 생각케하고

 

지금 그 냇둑에 나가보면

패랭이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없다.

 

오늘 세탁기에 빨래를 넣으러 베란다에 나갔다가

소리 소문없이 피어 있는 패랭이꽃을 만났다.

그 옛날 해가 져서 전지봉 그림자가 나를 삼킬때

내 울음을 그치게 해준 꽃을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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