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서 있었던 냇 둑에서
빨갛게 피어오른 앙증맞은 꽃이 어찌나 이뻣던지...
그 꽃이름을
몇년을 더 큰 후에 알았다.
패랭이꽃
패랭이꽃을 보면
내 어린시절 외로움이 가슴한켠을 아리게 하고
꽃이름을 알았을때의 기쁨도 생각케하고
지금 그 냇둑에 나가보면
패랭이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없다.
오늘 세탁기에 빨래를 넣으러 베란다에 나갔다가
소리 소문없이 피어 있는 패랭이꽃을 만났다.
그 옛날 해가 져서 전지봉 그림자가 나를 삼킬때
내 울음을 그치게 해준 꽃을 다시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