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한나 아렌트
역자: 김선욱
P 205 ~ 206
[ 이러한 특권적 범주들을 수용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보면 아주 재앙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예외"이기를 요구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일을 추구하는 가운데 이 규칙을 함축적으로 인정하고 잇다는 점이다.
유대인이건 이방인이건 특별 취급을 요구할 수 있는 '특별 케이스'에 대해 관심을 쓰느라 바빴던 이들 '선한사람들'은 이 점을 결코 파악하지 못했음이 명백하다.
유대인 희생자들 조차도 어느 정도로 최종해결책의 기준들을 받아들였는가 하는 것을 이른바 카스트너 리포트라는 것보다 더 명확하게 나타낸 것은 없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카스트너는 자기가 1942년에 나치스에 의해 공식적으로 도입된 범주인 '저명한 유대인'을 성공적으로 구출한 것에 자부심을 느꼈는데, 이는 마치 자신의 관점에서는 역시 유명한 유대인이 일반적인 유대인보다 살아 있어야 할 이유가 더 많은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러한 '책임'(나치스가 '유명한' 사람들을 익명의 대중에서 뽑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을 돕는것. 왜냐하면 이것이 그 규칙의 의미이므로)을 스스로 지는 것은 '죽는 것보다 더 큰 용기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특별 케이스'를 요구한 유대인과 이방인들은 자신이 비자발적으로 공조하고 있음을 의식하지 못했다.
그것이 모든 특별하지 않은 케이스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의미하는 규칙에 대해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임이 살인 업무에 가담한 사람들에게는 아주 명백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들은 예외로 해달라는 요구를 받는 가운데, 그리고 때때로 예외를 인정해 주고 그래서 감사를 받는 가운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합법성을 그 반대자들에게 확인시켜주고 있었다고 느꼈으이 분명하다.]
대의명분
사람들은 곧장 말한다.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하라고....
그런데
대는 무엇이고 소는 무엇인가?
이 대목을 읽고 잠든 밤.
꿈속에서까지 시달림을 받았다.
'책속으로의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선선비살해사건 (0) | 2007.01.16 |
---|---|
예루살램의 아이히만을 읽고 (0) | 2007.01.12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0) | 2006.10.26 |
[스크랩] 책 소개 - 황진이 (0) | 2006.10.26 |
[스크랩] 하늘나라 네 시어머니가 '문자'를 안 받아 ! (0) | 2006.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