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27연대 7중대 4소대 197번 정병섭에게

소띠여사 2007. 3. 19. 10:42

내아들 병섭에게

 

병섭아

오늘 전화를 못 받아서

얼마나 실망하고 가슴아팠니?

정말 미안해.

 

너에게서 전화온걸 조금전에 알았단다.

식구들 모두 전화기를 집에두고 시내에 갔었는데

너가 그 사이 전화를 했구나.

 

전화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고

가슬설래고 기뻐했을 너가

아무리 벨을 울려대도 받지 않는 전화에

실망했을 것을 생각하니

미안하고 가슴이 아파서 어떻게 할 수가 없구나.

 

우리 아들이 울면서 잠들지나 않았는지....

마음이 다쳐서 내일부터 더 힘들지 않을지....

 

병섭아

엄마가 많이 미안해.

다음 일요일엔 꼭꼭 전화기 가지고 다닐께.

 

다음 일요일엔

할아버지 생신이어서 가족들이 나들이를 가보려고 계획중인데

할아버지께서 가실련지 모르겠다.

외출을 할땐 꼭 전화기 가지고 다니마.

 

소중한 내아들

너무 미안해서

힘내서 훈련에 임하라는 당부도 못하겠구나.

그래도 잘 견뎌내길 바란다.

 

사랑하는 아들 병섭아.

오늘저녁의 실망을 털어버리고

내일아침에는 그래도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나

힘든 훈련 무사히 마치기를 기도하마.

 

내아들 정병섭 사랑해.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