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27연대 7중대 4소대 197번 정병섭에게

소띠여사 2007. 3. 19. 10:43

병섭아

 

상심하였을 우리아들을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여 눈물만 나는구나.

우리아들 허한 마음과는 상관없이 오늘도 군대의 일정대로 훈련을 하겠구나.

세상일이라는게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엄마는 이럴때 자각한단다.

우리 병섭이도 이러한 벽에 부딪혔을때 좌절감에 휩싸이지 말고

이런게 인간사라고 긍정적 사고로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현명함을 발휘하기바란다.

 

이모가 너 주소 받아갔단다.

아람이 누나가 편지한다고 해서 홈피랑 너 주소랑 적어줬어.

쌍방향 의사전달이 안되는 상황에서

이런 몇줄의 소식이 너에게는 힘이 되겠지.

누나들이 많이 편지 써줬으면 좋겠다.

 

주유소 형들이 군입대 했을때

이런 제도가 있는 줄 몰라서 엄마가 한번도 못 써줬는데

그 형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구나.

누구에게서든 소식이 오는것에 목말라 했었을 것인데...

 

아빠랑 병연이는 엄마를 위로하느라 오늘 아침까지도 병연이가 엄마를 안아주고 가더구나.

너 상점받은 것이 다음주에까지 연장될거라고 염려말라고 하던데 정말 그러는 거니?

25일에는 너랑 통화 할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수많은 병사들을 통제하려면 원칙이 지켜져야 하겠지만

그래도 우리아들만은 예외로 봐달라고 떼를 쓰고 싶은게 엄마맘이란다.

우리아들은 엄마처럼 철부지는 아니지?

 

우리아들 힘내서 오늘도 훈련 열심히 받거라.

우리아들 사랑한다.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