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으로의 여행

feeling

소띠여사 2011. 1. 25. 12:01

오랜만에 통닭과 맥주 배달을 주문했다.

기다리다 지칠 쯤

엘리베이터 소리가 나서 현관문앞에서 대기하다

초인종 소리가 나자마자 문을 열고

"닭장에 다녀오셨어요? 아니면 맥주공장에 다녀오셨어요?"

하고 물었더니

배달 온 총각이 아무 말 없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멀뚱멀뚱 쳐다본다.

 

내 썰렁개그가 도통 먹히지 않는 공고한 성벽을 만났다.

무안한 나에게 남편이 한말씀 날린다.

"통하는 사람에게 해!"

 

 

소월유통이라는 상호를 붙인 차가 주유를 하러 왔다.

"사장님, 혹시 못다한 사랑을 유통시키나요?"

추운날 신소리하는 나를 아무말 없이 쳐다보신다.

민망해진 내가

"진달래 꽃, 산유화, 초혼 등등 못다한 사랑만 노래하셨잖아요!"

했더니

"아하~~ 제가 서로 본명이 같습니다."

"소월님처럼 못다한 사랑이 있는 것 아니구요?"

"본명 만 같아요"

행여 진짜 못다한 사랑이 있어 그리 상호를 지었다고 추궁이라도 받을까봐

전전긍긍하는 것처럼 극구 부인을 하신다.

 

 

아~~ 찾고 싶다. 만나고 싶다.

내 썰렁개그가 소통되는 그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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