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공부

설 인사

소띠여사 2012. 1. 24. 12:28

설을 맞아 도로 곳곳에 덕담들을 쓴 펼침막들이 즐비하게 늘어 서 있다.

- 부자 되세요.

- 설 명절 되세요.

그런데 맺음말이 일률적으로 '되세요'로 끝난다.

읽을 때 어딘지 모르게 입에 달라 붙지를 않고 어설프다.

 

이는 문법이 파괴되었기 때문에 입말에서 불편을 느끼는 것 같다.

설 명절(한가위)은 주어가 아니라 목적어에 해당되는데

'되다'라는 자동사를 쓰니 문법적으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고 해도

몸에 밴 우리들의 입말이 부자연스럽게 느끼는 것이다.

 

지금은 잘 듣기 어려운 설 인삿말

-과세 편히 쇠셨습니까?

어른들끼리 설을 쇠고 나면 주고 받는 인삿말이었는데 요즘은 듣지 못했다.

과세(過歲)라는 한자말이 '설을 쇠다'는 뜻을 지니고 있어 이또한 겹친말로 어색하기는 하나

'쇠다'라는 타동사는 명절을 맞고 보내는 우리말인데

요즘은 어쩌다 이 '쇠다'가 와야 할 자리에 '되다'가 자리잡았는지 모르겠다.

내년에는 부디

- 설 명절 쇠십시요.

- 설 명절 지내십시요.

등등의 우리말 문법에 맞는 덕담 펼침막을 보고싶다.

 

쇠다[쇠ː-] 타동사

       명절이나 생일을 맞이하여 지내다. ¶설을 ~/ 부모님과 함께 즐겁게 생일을 쇴다.

되다  자동사

      ①물건이나 일정한 형태 따위가 다 이루어지다. ¶다 된 밥에 코 풀기.

      ②필요한 요소를 갖추어 이루어지다. ¶덜 된 사람/ 잘 된 작품.

      ③‘합당하거나 괜찮다’의 뜻을 나타냄. ¶되는 소리 안 되는 소리 다 지껄이다./ 그만하면 되었다.

      ④일정한 관계에 놓이다. ¶신부가 될 사람.

      ⑤어떤 때, 나이, 계절 따위에 이르다. ¶대목이 ~/ 열 살이 ~/봄이 ~

      ⑥바뀌어 다른 것으로 이루어지거나 변하다 ¶학자가 ~/낙원으로 ~/폐허가 ~.

      ⑦가꾸거나 기르는 것이 잘 자라다. ¶농사가 잘 ~/ 벼가 잘 된 논.

      ⑧어떤 수량에 차이거나 이르다. ¶값이 천 원쯤 된다./큰 성과의 하나가 ~.

      ⑨어떤 상태에 놓이다. ¶걱정이 ~/ 안심이 된다. /곱게 ~/좋게 ~.

      ⑩(‘되도록/될수록’으로 쓰여) ‘가능한 데까지’의 뜻을 나타냄.

                                            ¶되도록이면 일찍 오게/ 될수록 과음은 삼가시오.

 

타동사 : 그 자체만으로는 움직임을 나타낼 수 없고 움직임의 대상인 목적어가 필요한 동사.

            예를 들어 ‘노래를 부르다’, ‘책을 읽다’ 따위에서 ‘부르다’, ‘읽다’를 이른다

자동사: 동작이나 작용이 주어 자신에게만 미치고 다른 사물에는 미치지 않는 동사.

           목적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개가 짖다’, ‘꽃이 피다’에서 ‘짖다’, ‘피다’와 같은 동사를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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