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27연대 7중대 4소대 197번 정병섭에게

소띠여사 2007. 4. 2. 16:09

병섭아

 

황사가 극성을 부리는 구나.

모랫바람 그까짓거야 이겨낼 수 있다지만,

요즘은 중국의 산업화로 중금속이 많이 섞여서 묻어온다니 걱정이다.

훈련 끝나면 잘 씻고 건강관리 잘 하거라.

 

토요일과 일요일에 너의 전화를 많이 기다렸는데

훈련막바지라고 전화할 수 있도록 해주지 않았나 보구나.

 

엄마도 한가닥을 마무리 했단다.

한자 찾기를 다 해서 복사만 하면 끝이 난단다.

학우들에게 얼마나 보탬이 될려나 모르겠지만,

한달 반을 씨름하고 나니 진이 빠져서 공부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구나.

논어집주와 근대 작가들의 작품도 읽고 숙제를 해야하는데.....

 

우리아들은 이번주에 훈련마무리하고

자대배치를 받는 일이 남았구나.

이제 진짜 힘든 시간들이 우리아들앞에 놓였나보다.

가장 수월한 부대에 배치받고, 가장 수월한 업무에 배치되기를 빌어본다.

우리아들을 위해서 가장 이기적인 엄마가 된다.

인간 보편적 도덕심이라던가, 체면이라던가, 이런것은 지금 엄마에게 없단다.ㅎㅎㅎㅎ

 

좀 더 힘든 부대든,

좀 더 수월한 부대든

그건 너의 마음가짐으로 극복할 수 있을거다.

그 차이라는게 손톱만큼의 차이일게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대에 배치 받았다 하더라도(설령 서울 경기지역 전경에 차출되더라도)

네가 그 일을 하면 알지 못하는 동료 한명이 너보다 손톱만큼 편하겠지 하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거라.

 

우리아들 황사바람에도 건강하게 훈련 마무리하거라.

사랑한다.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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