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연아
너의 장난치는 사진 보았다.
좀 예쁘게 찍지.
엄마 아빠에게 잘 있다고 평소랑 똑 같은 병연이라고 보여 줄려고 그렇게 찍은 너의 마음 잘 읽었다.
자상하게 소대장님께서 너의 편지도 스캔해서 올려주셔서 잘 보았다.
윤병권 친구에게 무엇을 전해 주랴?
너의 훈련소 카페를 알려주면 되겠니?
고금도 선생님들이랑 준우집에 모여서 즐겁게 놀았단다.
너의 군입대 소식에 세월이 빠르게 흐른다고 다들 한 말씀들 하시고,
넌 잘 견뎌내고 올 것이라고 한 말씀들 보태 주셨다.
준우는 총각티가 나더라. 벌써 커서 육학년이 된단다.
원석이는 공부를 아주 잘 한단다.
친구들은 학원가느라 정신 없어도 원석이 준우는 운동장에서 너희들 어렸을 적처럼 잘 논단다.
그러고도 올백을 받아오니 이웃 어머니들이 공부비법 탐색까지 오셨더란다.
늘 만나면 고만고만 자식들 자랑하고 그동안 있었던 가정사 자랑하고~~~
밤 2시가 넘도록 선생님들은 온국민의 개임하시고, 사모님들은 수다 떨고 즐겁게 놀다 왔다.
우리집 변화는 아빠를 위해서 케이블 방송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각 방송사의 스포츠 체널이 확보되어서 아빠가 좀 덜 심심하단다.
요즘은 호주오픈 구경하는 재미에 빠져 계시단다. 어제 저녁 남자단식 결승에서 페더러가 우승하더라.
아빠의 솟대는 날로 진화하고 있단다.
늘어나는 솟대를 아빠의 마음을 다독여 어디로 입양보내버릴까 하고 엄마는 머리를 굴리고 있다.
엄마는 그냥 책들을 덮어두고 있다.
우리아들 고생할 때 엄마는 한 달에 두권 이상 읽고, 한자와 영어를 공부할려고 마음 먹었었는데 계획실천이 안된다.
게으른 엄마가 탈이야.
큰아버지께서 옛날에 너희 훈련소에서 근무하셨단다.
엄마 아빠가 결혼한 해 여름 방학때 대광리에 있는 큰아버지댁에 갔었거든. 양규형이 애기였을 때.
그런 기억이 있어서 큰아빠가 5사단에 근무했을 수도 있었겠다고 아빠와 얘기를 했었는데,
오늘아침 큰아빠가 전화하셔서 너의 소속을 말씀드렸더니 너의 훈련소에서 근무했다고 하시더라.
정훈장교님께서 정신교육 시킬 때 큰아빠 말씀이거니 하면서 잘 들으렴.
어쩌면 좀더 편한 마음일 수도 있잖겠니? 큰아빠가 거쳐가신곳이라고 생각하면 좀 더 가깝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내일부터 다시 추워진다고 한다.
춥다고 너무 웅크리면 근육이 굳어서 더 고생할 수 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좀 더 먼저 준비하거라. 몸과 마음을 잘 스트레칭하거라.
오늘은 월말이라고 서류를 뒤적이다보니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구나.
우리아들도 맛나게 점심먹고 있겠지. 엄마도 맛나게 점심먹으마.
엄마아들 정뱅 화이팅!!! 엄마도 울지 않을테니 우리아들도 울지마라~~~
2010. 2. 1.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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