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11중대 4소대 17번 정병연에게

소띠여사 2010. 2. 3. 09:28

정아들.

 

오늘은 모처럼 일찍 하루를 시작했다.

아빠가 나주로 출장을 가셨거든.

우리아들은 이제 아침잠에서 깨어나는 것이 몸에 달라 붙었는지 궁금하구나.

집에 있을 때 처럼 아직도 못 일어나서 힘들어 하는 것은 아니겠지?

아침잠 많은 우리아들이 일찍일어나 생활하느라 고생하는 거 엄마가 다 알아.

그래도 잘 참고 적응하기 바란다.

 

어제저녁 학주, 동주랑 저녁 먹었단다.

학주가 방학 숙제로 아빠의 솟대를 가져갈려고 집에 왔거든.

숙제용으로 한 개, 집 장식용으로 한 개, 고모 유치원용으로 한 개 이렇게 보내버렸더니

우리집이 조용하고 깨끗해 졌다.

집앞 통뼈집에서 감자탕과 구운갈비대를 사줬더니 아주 잘 먹더구나.

고모랑 고숙은 아직 퇴근 전이었고, 서연이는 독서실에 공부하러 가서 텅빈 집에

학주, 동주만 남겨 놓고 올려고 하니 걱정이 많이 되었어.

아빠는 우리애들과 달리 학주, 동주는 둘이 있는 것에 숙달되어서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래도 엄마는 쓸쓸해할 아이들이 걱정되더구나.

 

고모가 늦게 전화해서 고맙다고 하면서

애들이 우리집에 들러서 밥먹은 얘기부터 시시콜콜 쫑알쫑알 전화에 대고 얘길했다면서 즐거워하더라.

세상 부모는 다 똑 같아. 뭘해도 자식들이 대견하고 예쁘지.

우리아들들은 학주, 동주 만할때 뭘하며 컸을까?

고금도 운동장에서 열심히 놀고 있었을 것 같다.ㅎㅎㅎㅎ

엄마는 걱정되어서 너희들을 버스태워서 시내를 종단하는 일은 못시켰겠지?

늘 품안에 안고 있을 것 같았던 내 아들들이 훌쩍 커서 이젠 엄마를 걱정해주는 어른이 되었구나.

형은 엄마가 맨날 울고 있을 것 같은지 늘 확인전화를 한다.

너와 형의 따뜻한 마음을 엄마는 늘 느끼고 있으니 앞으로도 우애있게 살거라.

형제가 우애있게 사는 걸 보는 것이 부모로서는 세상에서 제일 큰 기쁨이란다.

 

우리아들 오늘도 개인화기 훈련을 받니?

추운 날씨에 몸이 굳어서 힘들겠지만, 안전에 유의하면서 조급한 맘 먹지말고

느긋하게 잘 대처하는 지혜를 발휘하면서 훈련에 임하거라.

엄마아들 정뱅은 잘 할 수 있지? 아주 잘할거야.

사랑하는 내 아들 정뱅. 힘내거라.

2010. 2. 3.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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