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와 도마

들깨 호박국

소띠여사 2011. 12. 26. 11:10

한순녀 할머니표 들깨 호박국 만들기

 

재료: 늙은 호박, 들깨가루, 소금, 설탕.

 

만들기

 1. 이렇게 잘 익은 호박을 

 

2. 깨끗이 손질을 합니다.

    옛날에는 조금이라도 더 아끼고자 숟가락으로 호박 껍질을 벗겼지만

    지금은 그냥 오이칼로 쓱쓱 문질러서 껍질을 벗기고

    속을 숟가락으로 긁어 내면 되네요.

 

3. 손질한 호박을 자잘하게 썰어서 냄비에 넣고 물을 약간 부어 끓입니다.

 

4. 적당량의 들깨가루를 믹서에 갑니다.

 

 통들깨를 믹서에 갈아 체에 받쳐서 하면 더욱 맛이 있는데

 수월하게 음식을 해 먹으려 거피를 해 가루로 만들어 놓고 사용합니다.

 

5.  호박이 눌지 않도록 가끔 저어 주며 끓입니다.

 

6. 호박이 푹 익으면 국자로 꾹꾹 눌러 잘 으깹니다.

   곱게 하려고 믹서에 갈면 맛이 안 납니다.

 

7. 잘 으깬 호박에 갈아 놓은 들깨국물을 적당히 붓고 팔팔 끓입니다.

   들깨와 호박이 잘 어우러지게 끓으면 소금간을 하고

   기호에 따라 설탕으로 가미하면 완성됩니다.

 

8. 맛이 변함이 없을지 무척 궁금해지네요.

    산뜻한 호박향과 달콤함, 들깨의 향긋한 내음과 고소함이 어우러진 맛.

    먹어 봐야 압니다.

    제 짧은 어휘력으로는 형용을 할 수 없습니다.

 

  덤으로 간식까지 얻었네요.

  아마도 우리집 세 정씨는 내가 까주어야 먹겠지요.

12월 25일 일요일.

크리스마스 선물이 없다고 투정을 부리는 작은놈이 있지만,

우리가족에게는 주마다 찾아오는 그냥 그런 일요일입니다.

온가족이 TV앞에서, 컴터 앞에서, 그래도 심심한지 기타을 만지는 남편을 위해

모처럼 나는 일요일을 부엌에서 보냈습니다.

 

아침 상 차리고, 치우고,

간식으로 군고구마 대령하고,

점심은 특제 들깨호박국과 생굴.

초장은 집에서 담근 감식초와 매실액을 넣어 만들었더니 무지 맛있습니다.

저녁은 굴밥.

저녁 간식은 닭발볶음.

닭발 양념을 할 때 씻어서 물기를 뺀 닭발에 포도주와 매실액으로 밑간을 해 두면 맛있어요.

 

2011년 12월 25일 우리집 점심상.

 

그런데 우리아들들은 이 호박국을 한 숟갈 떠 먹더니 안 먹는답니다.

몸에 좋은 천연식품이라고 권하고,

이담에 장가가서 니들 마누라에게서는 언감생심 못 얻어 먹을거라며 재삼 권했지만

몸에 좋은 것은 역시 맛이 없다고 너스레를 떨며 안 먹습니다.

 

남편과 나는 달콤하고 고소한 맛에 취하고,

할머니와의 추억에 취해 맛나게 먹었는데~~~~

울 아들들은 아직 맛을 모르나 봅니다, 추억의 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