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으로의 여행

난 솔개가 되어 하늘에 떠 있으련다.

소띠여사 2012. 12. 20. 12:27

어린시절

봄날 친구네 마당에는

늘 암탉이 병아리들을 거느리고 이곳저곳을 헤집고 있었다.

그러다 부산거리며 꼬꼬 소리를 내어 병아리들을 불러모아

날개 밑에 품고 마당 구석에 납작 엎드리는 걸 보고

하늘을 쳐다보면

언제나 반짝거리는 햇살을 업은 솔개가 빙빙 날고 있었었다.

 

어린시절 난

구름위를 나는 그 새를

경외하며 

이마에 손을 대고 목을 제껴서

멀리 사라질때까지 쳐다보곤 했었다.

내 팔을 백 마디도 넘게 뻗는다 해도 닿지 않을 그 높은 곳을 날면서도

마당에 이리저리 흩어져 재재거리는 닭들을

어떻게 소리도 없이 제압할 수 있는지가 

신비감을 넘어 경외심을 갖게 했었었다.

 

 

난 솔개가 되어

외롭더라도

배고프더라도

날 맹수라고 손가락질 하는 친구들의 냉대가 있더라도 

뜨거운 태양이 내 머리를 벗길지라도

찬 바람이 내 날개를 얼게할지라도

마당 위 하늘을 날고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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