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으로의 여행

가족여행1-2007-1-27, 28

소띠여사 2007. 1. 30. 13:10

큰아이가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이제 군입대를 하고나면 내 품에서 진짜 독립을 하겠지.

가족간에 서로 공유 할 수 있는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가족여행을 계획했다.

강원도 영월에 가서 조선역사상 가장 애처로운 왕인 단종을 만나자고 의견을 모았다.

그런데 하필이면 뉴스에서 폭설이 내릴 것이라고 호들갑을 떤다.

가까운데를 골라 그냥 하룻저녁 놀다오자고 하는 세 정씨들을 윽박질러

처음계획에서 약간 수정을 해서 단양에 들러서 날씨를 봐 가면서 영월행까지 하자고 출발을 했다.

 

구마고속도로로 대구를 거쳐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단양에 가는게 순천에서는 가장 빠른길이라고 한다.

대구에는 가본적이 없는데,

동해안 해맞이여행을 하며 지나쳐갔던 적이 있었다.

그때 먹구름이 낀 대구의 하늘에 질렸었는데

이번에도 또 대구의 하늘은 맑지를 못했다.

대구사람들은 우리들이 마냥 보는 푸른하늘을 정말 보는 날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띄어보며,

우리 순천의 맑은 하늘에 감사하자고 애들과 수다를 떨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는 죽령터널.

가도가도 끝없이 터널안 불빛만 있는듯 싶었다.

4KM를 넘게 달려 출구가 보였다. 


 

단양에서 우리를 처음 반긴것은 거대한 시멘트공장이었다.

세 정씨가 각자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운것을 내게 강의한다.

단양은 석회암 지대라서 시멘트 공장이 많다는 지식을 내게 옮겨준다.

지붕에 허옇게 쌓인 시멘트 분진을 보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편리함을 위해서 다른 곳에서는 불편함을 참아야 함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세 정씨는 수학여행으로 한번 이상씩 들러봤다는 도담삼봉에 도착했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수려한 경치, 깊은 물속까지 훤히 보이는 맑은 물.....
아들아이가 들려 준다.

가운데 있는 큰 섬이 남편섬이고, 좀 작은 섬이 처섬, 오른쪽 작은 섬이 첩섬인데

아이를 낳지 못한 처가 아이를 임신한 첩에게 남편 사랑을 뺏겨 토라져서 앉아 있는

형상이라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삼봉 전도전 선생의 출생설화가 있는 도담삼봉에 세워져 있는 선생의 동상을 보면서

태종과 손잡고 죽임을 당하지 않았다면

우리의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을까를 생각해 본다.

장황스럽게 수다를 떨 채비에 작은아들놈이 엄마의 입을 막고 나섰다.

'엄마 이런 경치 앞에서는 역사이야기는 안 하는거야!'라고...

 

고수동굴로 향하였다.

자연의 신비, 자연의 힘.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



제주도에서 세계최초로 석회암과 용암이 혼합된 석회,용암 동굴이 발견되었다고 남편이 말한다.

그 동굴은 얼마나 신비로울까?

세 정씨의 강의로 동굴속의 명칭들을 공부했다. 석주, 석순, 종유석...

철계단을 내려가고 올라가고 다리가 아플즈음 출구가 나왔다.

쭉 늘어선 기념품 가계들에서 수석을 전시하고 판매하고 있었다.

석부작용 수석을 어디서 잘라왔는지, 모두다 자연석이라고 설명한다.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래도 한점 사줄 용의가 있는데 남편은 한사코 마다한다.

조금 슬퍼지려한다. 또 그놈의 돈 절약하려고 갖고 싶은 마음과는 달리 사양을 하겠지.

 


한 접시에 만원이고 덤으로 튀김까지 준다는 아주머니의 맛깔스런 설명을 듣고

팔닥팔닥 뛰는 빙어회무침을 넷이서 부지런히 젓가락으로 잡아다 먹었다.

어떤 빙어는 쌉싸름하고 어떤 빙어는 향긋하고.... 참 맛있었다.

 

순천에서 늦게 출발해서 단양에서의 관광은 더 할 수가 없게 되었다.

동절기라서 오후 5시면 동굴들이 폐장을 한다고 한다.

온달동굴, 노동동굴 등은 다음으로 기약하고

온달산성에 가보자는 내 제안은 무참이 거절이 되었다.

세 정씨가 이구동성으로 산성이 뭐 별거냔다.

고구려의 유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언제 다시 가볼수 있으려나?

늘 수학여행으로 명승고적을 유람한(?) 남편은 여행의 의미가 고생과 동의어라서인지 시큰둥하다.

 

신 단양이라고

읍내 시가지가 아주 아름다웠다.

강이 완만한 곡선으로 금을 그은듯 흐르는 산자락에 앉은 도시.

조그만 읍의 전경이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그런 지형이 생겨나는 현상이 뭐라고 작은 아이가 설명을 했는데

지금 여행후기를 쓰면서는 잊어먹어서 설명할 수가 없다.

내가 기억하는 것은

이런것이 과학과목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지리과목에서 배운다는 것이다.

지리전공인 남편이 덧붙여서 설명해줬다.

차 안이 교실로 바뀐다.

수려한 자연경관과는 달리 관광지 화장실은 최악인 단양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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