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으로의 여행

아름다운 부부

소띠여사 2007. 2. 9. 11:17

 

출근길

버스안 풍경

 

시외가 종점인 시내버스는

대게 손님들이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시다.

오늘아침 버스도 예외 없이

어르신들이 버스자리를 다 차지하고 계셨다.

시골로 가는 버스라서 버스에 오르는 사람들이

서로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고 분주하다.

 

나이가 더 듬직하신 아주머니 한분이

차에 막 올라 여기저기 안부를 묻는 아주머니를

굳이 당신의 자리에 앉히시고

당신은 아주머니의 품에 안기듯

의자 끄트머리에 엉덩이를 붙이신다.

의아해 하는 주위 분들에게

"우리 애기씨"하고 소개를 하신다.

곧이어 뒷좌석에 앉으신 아저씨도 알은체를 하시고

세분이서 서로 건강하시냐는 안부를 주고 받는다.

 

"성님 요새 건강은 어떠셔?"

 

"지난번에 죽다 살아난 다음에는 괜찮혀!

 진짜 그때는 죽는걸 저냥반이 살려놨지!"

 

"그래 오빠가 그때 잘혔지요!"

 

"지 명이 질어서 살아났지 내가 뭐 한게 있능가!"

 

"그래 성님 명이 질어서 이리 건강하시지.ㅎㅎㅎㅎ"

 

"아니여~  디눙한 영감 만났으면 난 죽었을거여.

 저냥반이 얼매나 잘혔는디."

 

70을 전후한 오빠와 올캐와 시누이의 대화다.

 

손아래 시누이에게 버스 자리를 양보하고

시누이에게 걸터 앉아 둘이 안고 있는 모습.

지극한 병간호에 안사람의 명이 길어서라고

자신의 노고를 묻으려는 오빠.

디눙하지 않고 자상한 영감이라고 자랑하시는 올케.

 

장미꽃 100송이,

명품선물,

진한 스킨쉽....

젊은이들이 즐겨하는 사랑표현....

이와 대조되는

우리네 어르신들의 토종 사랑표현.

 

오늘 출근길 버스안

찌~~인한 사랑나눔현장에서

내 콧등은 왜 시큰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