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온 가족이 모인 주말.
뭘 할까?라는 고민도 없이
낚시대를 둘러메고 -우리 작은놈 표현을 차용하자면-
무위자연을 낚으러 갔다.
시간이 늦어 버려서 빠가사리가 안 물린다고 푸념을 하는 남편.
근디 난 두마리나 잡았다.
까딱도 않는 낚시대 끝 케미에게 눈 맞추는 것도 슬슬 지겨워 질때
남편의 낚시대 끝이 요동을 쳤다.
큰 것이 물렸다고 호들갑을 떨고....
속으로 또 지구를 낚았구만 하고 콧방귀를 뀔 절호의 찬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
진짜 무위자연이 낚시바늘에 끌려 올라왔다.
용왕님의 자제분께서 왕림하신 것이다.
짜~~잔 하고.
정말 용을 보리라고, 낚으리라고
생각인들 했으리.
우리 아들 녀석들
용왕님 자제분 풀어 주면
구슬을 물고 다음날 또 찾아 올거라며
용왕님 자제분 풀어 주십사고 애걸을 했지만,
우리는 개와 고양이를 기르지 않으니
그 구슬 잃어버렸을때 찾아올 수도 없다고
아들들의 입을 막아버렸다.
그리고
난 마트에서 봉황을 카드와 바꿔 버렸다.
일요일 아침,
아니 동트는 새벽에
남편은
용과 봉과 진생을 들고
연로하신 부모님께 진상을 드리러 떠 났다.
출처 : 주말풍경
글쓴이 : 엄경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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