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房

노후준비

소띠여사 2012. 7. 2. 19:09

쇠고기 집에서 카드를 박 긁었다.

남편이 핸폰에 뜬 문자를 보고

"뭔일?"

"응, 노후준비여~~"

"그런다고 다음에 되돌아 올거 같어?"

"내가 쇠고기 한 근 사주면 담에 반 근은 되돌려 주겠지!"

옆에 듣던 친구는

"난 삼분의 일만 받을래, 그래도 감지덕지 하겠다."

 

지난 목요일부터 아들들에게 가져다 줄 반찬 만들기에 돌입했었다.

펼쳐 놓으니 식탁으로 한 상이나 된다.

아들놈이 토요일날 저녁에 전화하고, 또 일요일날 아침에 전화했다.

낼 진짜 올거냐, 언제 출발할거냐? 등등

기다리는 아들들이 안쓰럽기도하고 사랑스럽기도 하다.

지짝을 만나면 대충 귀찮아할 엄마아빠이건만 아직은 우리품에 있는 자식이라서 우릴 기다린다.

바리바리 싸가지고 공주로 고고씽~~~~

 

 

이번에는 참치를 하향조정했다.

샐러드용 참치가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이번에는 그냥 보통참치를 구입 했다.

 

 간고등어와 돼지고기 주물럭.

 

 삼겹살과 쇠고기

 남자애들이라 조리가 간편한 고기요리만 해준다.

 건강에 이상이 있을까봐 걱정이 되지만, 원거리에서 해 줄 수 있는 한계가 있어서 안타깝다.

 

  장조림과 매실장아찌 무침.

  큰애 여자친구도 자취를 하고 있어서 나눠 먹게할려고 매실장아찌는 두 개씩 준비했다.

 

  매실장아찌와 양파김치, 닭죽.

  작은놈이 지난번 집에와서 백숙을 해 줬더니 지 형에게 미안했던지 백숙요리법을 물었다.

  영계 두 마리를 대추, 녹두, 마늘, 표고버섯 등을 넣고 푹 삶았다.

 

 

  우리 식구가 정말 좋아하는 돌게 무침.

  다대기 양념에 양파, 청량고추를 썰어 넣고 우리집은 잼피가루를 넣어서 무친다.

  이것도 큰애 여자친구에게 하나 줘서 먹어보게 해야겠다.

  울집 식구가 될려면 잼피가루 향신료에 맛을 들여야 하니까.

 

  

   토요일 하루를 온통 헌납해서 담근 김치들 - 열무와 배추 김치

   난 김치 담그는게 가장 어렵다.

 

묵은지와 큰애가 좋아하는 자두까지 챙겼더니 아이스박스가 두 개나 필요하다.

이고지고 아들놈들에게 가서 냉장고 - 원룸의 냉장고는 왜 코딱지만한지-에 넣었더니 다 못 들어갔다.

작은놈은 지 여자친구에게도 매실장아찌와 돌게무침을 나눠주란다.

작은놈이 여자친구를 사귄지 얼마 안돼서 이름 외우기도 버거운데

지는 벌써 반찬까지 나눠주라고 저만치 앞서 간다.

여자친구일때도 저울추를 어떻게 공평하게 할까가 고민인데

진짜 며늘애들에게는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 걱정이다.

 

점심은 공주시내 외곽에 있는 유명한 맛집인 짬봉을 먹잔다.

지 아빠는 공주엘 가면 전라도식 김치찌게 집에 가서 김치찌게 먹는걸 즐기는데

아들놈들이 짬봉을 먹자고하니 거절할 수도 없어서 갔더니 다행히 그 집이 일요일이라 문들 닫았다.

짬봉집으로 가는 길목에 연꽃밭이 조성되어 있어서 예쁜 연꽃들을 홉씬 봤다.

언제 봐도 예쁘고 화려한 연꽃

 

 

 

 

 

 

연꽃밭이 조성된 개천에도 남편의 추억이 새겨진 장소.

산을 넘어 논두렁을 지나 고기를 잡으러 다녔다나.

고기 잡아다 매운탕에 또 막걸리를 마셨단다.

아들들은 늘 아빠의 추억을 부러워한다.

지네들은 도서관에 틀어박혀서 낭만을 잃어 버린 세대라서 슬프단다.

자연과 벗하며 여유로운 생활 속에서 우러나는 철학적 사고를 지녀야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인데

자신들은 경쟁해서 살아 남는 것만 좇느라 철학적 사고를 거세당했다며 씁쓸해 한다.

참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헤어지면서 "아들 열심히 해라. 올해를 끝으로 해방되보자."라며 경쟁의 틈바구니로 밀어 넣고 왔다.

두 놈이 오도커니 서서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백밀러에 잡힌다.

왈칵 눈물이 난다.

늘 헤어질때는 매번 똑 같다.

 

노후준비를 위한 밑밥을 또 한 켜 쌓았다.

 

 

'가족 房'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의 약속을 아들이 이행한 공산성  (0) 2012.05.28
겨울 식구  (0) 2012.01.09
무수리의 넋두리  (0) 2011.11.21
외출  (0) 2010.05.14
첫면회  (0) 2010.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