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으로의 여행

친절한 복희씨

소띠여사 2007. 12. 18. 13:41

시험을 끝내고 그 홀가분함을 만끽하고자 박완서의 [친절한 복희씨]를 펼쳐 들었다.

 

이 단편집 속의 주인공들은 지금의 나와 미래의 나를 보여주고 있다.

사는게 같은게 아니라

생각하고 생각해야하고 그리고 부대끼고 부대껴야하는 세상살이의 맞닥뜨림이 같다는 이야기이다.

 

<촛불 밝힌 식탁>은 읽으면서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내가 이 소설속의 상황을 맞닥뜨려야 할 순간이 내 노년 어디쯤에서 기다리고 있을것이 자명한 소설같은 현실이겠기에 지금 내가 현실에서 꼭 겪고 있는 것처럼 전이되어 나의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주인공 노인이 마누라가 받을 충격을 걱정하는 것 처럼, 아직 오지않은 미래의 일이지만 나는 내 남편이 걱정이 된다. 그래서 다시 눈물을 떨구고....

 

자식과 배우자를 저울질하면 저울의 추가 어느쪽으로 기울까?

금쪽같은 내새끼겠지라고 말하지만 내 품을 떠난 새끼들보다는 내곁에 천년만년 있을 것 같은 영감이 세월이 불어나면 불어날수록 새록새록 소중해지겠지.

 

소설속의 노인이 마나님을 생각하는 것 처럼 나는 남편을 안전지대에 꼭꼭 있게하고 싶다.

그래서 내 아들놈들이 지 마누라 될 여자를 데려오면 이 소설책 속의 <촛불 밝힌 식탁> 꼭지를 읽게하고, 내게가 아닌 니 아버지를 내가 사랑하는 것 만큼만 사랑한다고 늘 너희들 자신을 최면 걸고 살아달다고 부탁해 보겠다는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다짐을 해본다.

 

아마도 내가 정말 실행에 옮긴다면,

촛불켜고 무드를 잡는걸로 시부모를 내치는 센스를 부리는 자식들이 아니라 아예 배를 골을지언정 영원히 자립을 하겠다고 보따리싸들고 서는 작은놈이 늘 하는 협박을 실행할 지도 모를 일이다. 한반도와 가장 먼 반대편 케나다로 향하며 바이~~를 외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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