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들!
오늘은 좀 춥지?
총들고 사격 훈련하려면 손 시렵겠다.
그래도 안전이 최 우선이니 늘 신중하게 조심하거라.
형은 경험이 있어서 너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주는 구나.
형은 도움말도 얻지 못하고 혼자서 치뤄냈는데,
너는 조언을 들을 수 있는 형이 있어서 행복한 아이네.
아빠는 신학기때 교무를 맡아야 돼서 걱정이 많은 가봐.
그냥 하면 되겠건만 걱정을 사서하느라 스트레스로 인해 등 근육이 굳어서
아프다고 어린냥을 마구마구 한단다.
'까이꺼~ 대충해버려.'라고 했다가 삐지는 통에 달래주는 수고도 곁들여야 했다.
이럴때 네가 있었으면 아빠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농담 한마디라도 해줬을 것인데,
우리 정아들의 빈자리가 이곳저곳에서 불쑥불쑥 보이는구나.ㅎㅎㅎㅎ
어제저녁에는 앨범을 꺼내다가 우리아들의 과거를 들춰보았단다.
너희들 어렸을 적 이쁜 사진들 보면서 이때가 언제였던가를 아빠와 같이 기억의 조각들을 맞춰보며
추억속에서 아주 젊은 아빠와 엄마를 만나고,
유아에서 유년으로, 학생으로 커가는 너희들을 만났단다.
너희들이 커가는 속도 만큼 엄마 아빠도 컸었더구나.
사진첩에 돌아가신 할머니 사진이 한 장 있었는데
엄마는 그냥 '우리 할머니네'하고 반가워만 했고, 아빠는 훌쩍거리며 살짝 울었다.
왜 우느냐고 했더니 그냥 울고 싶단다. 그러고는 매화주를 먹고 싶다더라. 그냥 술도 먹고 싶대.
아들 생각도 나고, 할머니 생각도 나고 그러나봐.
오늘이 입춘이란다.
아직 봄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봄은 소리없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어.
우리아들도 힘내라. 봄마중하면서 자대배치 받고 진짜 이등병이 되는 날을 위하여!
엄마아들 정뱅! 공사장 사자성어 -안전제일- 알지?
우리아들 사랑한다.
2010. 2. 4. 엄마가
'아들에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중대 4소대 17번 정병연에게 (0) | 2010.02.05 |
---|---|
11중대 4소대 17번 병연에게 아빠가 (0) | 2010.02.05 |
11중대 4소대 17번 정병연에게 (0) | 2010.02.03 |
11중대 4소대 17번 정병연에게 (0) | 2010.02.02 |
11중대 4소대 17번 정병연에게 (0) | 2010.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