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11중대 4소대 17번 정병연에게

소띠여사 2010. 2. 16. 12:13

병연아

설연휴가 끝나고 너도 4주차 훈련에 들어갔겠구나.

화생방과 행군을 한다고?

모든 훈련이 다 그렇겠지만 극기에 도전하는 장거리 행군은

조급하게 생각하지도 말고 낙담하지도 말거라.

정해져 있는 길은 끝나는 지점이 있으니 열심히 걷다보면 도착지점에 네가 서 있을 거야.

 

오늘은 대형차들이 일을 시작하면서 세차를 하러 와서 아주 혼나고 있다.

엄청 추워서 브러쉬가 얼어 붙는 통에 애를 먹고 있단다.

우리 아들은 이 곳 보다 더 추울텐데 하면서도 엄마는 추위를 못 참고 손을 호호 불고 있구나.

 

어제저녁 TV에서 추성훈이 GOP에 들어가서 병영체험하는 것을 방영해 주더라.

우리아들을 보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났단다.

우리아들이 군대 근무하는 동안 눈 비도 조금오고 날씨는 늘 포근했으면 좋겠다.

 

형은 오늘 올라간단다.

혜인이 누나가 아빠에게 초콜렛과 편지를 보냈더라.

아빠는 좀 쑥쓰럽나봐. 한 달 후에 사탕사서 보내줘라고 했는데 싫단다.

싫은게 아니라 부끄러워서 용기가 없겠지.

혜인이 누나는 엄마에게 설 인사 전화도 했더라.

엄마도 좀 쑥쓰러웠단다.

 

명수(유치원 친구-카센타 친구의 고모 아들) 기억나니?

어제 명수 엄마를 만났는데 31사단에서 훈련 받는 대.

처음 군대를 보내는 명수 엄마도 명수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난다더라.

모든 부모는 다 똑 같아.

 

이제 훈련도 막바지에 다달았으니 좀 더 힘내서 이겨내자.

엄마 아들 정뱅. 힘내라. 사랑한다.

2010. 2. 16.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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