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으로의 여행

가르침을 받아 들이는 자세

소띠여사 2012. 5. 7. 12:26

말하는 사람의 행실에 관계없이

말이 옳으면 받아들이고 또 그에 따라 자신을 바로 잡아야 한다.-홍대용

 

조선 제22대왕 정조가 세손이었을 때 서연에서 홍국영의 [요산당기]를 읽지 말라고 간했던 일에 대해 재차 홍국영이 간하자 세손이 이를 가볍게 받아 들이며 그 책을 치우지 않자 서연에 참여했던 홍대용이 세손에게 권하는(가르치는) 말.

-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 책세상, 김도환 지음

 

결혼 전 직장 상사 한 분이 잔소리 대왕이셨다.

사사건건 잔소리를 하셨는데 그게 그렇게 싫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어른이니 무시할 수도 없어서 앞에서는 몸가짐을 단정히 하는 척했으며,

그분의 말씀을 실천하려 한다는 모션을 취하는 정도였고,

정작 우리들은 뒷담화로 불만들을 쏟아 냈는데

그 요지가 '자신은 지키지도 않는 도덕경을 읊어 댄다'는 것이었다.

철없던 젊은날 그 어른의 언행불일치가 기성세대의 타도해야 할 벽으로 느껴졌었다.

내가 나이들어 그 어른의 나이가 되었는데

어느날 그 어른과 똑 같은 내 자신을 발견한 순간 얼마나 놀랐던지?

그리고 깨달은 것.

그분이나 우리 부모님 등 기성세대의 잔소리를 먹고 자랐기에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분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우리 아들들을 위시해서 요즘 젊은이들이 홍대용 선생의 말씀을 깊이 깨닿고 실천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