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으로의 여행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

소띠여사 2012. 5. 11. 16:07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

김도환 지음  책세상

 

이 책은 작가 김도환씨가 홍대용(洪大容 1731~1783) 이 1774년(영조50) 12월 1일부터 1775년(영조51) 8월 26일까지 9개월 동안 세자익위사(계방)의 종8품 시직으로서 세손(정조)의 서연에 참여하여 기록한 [계방일기(桂坊日記): 담헌서(湛軒書)내집 권2 ]를 번역하고 그 외의 자료들을 참고하여 쓴 것이다.

 

옛날의 교육방식을 엿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묻고 답하는 사이에 자신들의 속내를 풀어 놓고 자신의 지향점을 밝히는 것등이 참 이채롭다.

세자의 교육이었으니 더욱 특별했겠지만,

그 당시의 교육 방식도 미루어서 짐작 할 수 있을 듯싶다.

오늘날은 옛 방식의 교육으로는 그 많은 학생들과 세분화된 교과목과 평생을 공부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학과과정만을 마친다는 조급함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겠지만,

그래도 철학 교육 정도는 옛 교육방식을 되살렸으면 좋을 듯 싶다.

 

북학의 문을 열었으나 정조의 치세 기간 중 자신의 학문을 펴지 못한 홍대용.

불우한 가정사와 험난한 정치사를 뚫고 개혁군주로서의 뜻을 펼치고자 했으나

자의와 타의에 의해 그 꿈을 끝내 못이룬 정조.

그 후 세도정치의 나락으로 빠진 조선의 백성.

 

실체 없는 북벌을 금과옥조처럼 받들어 조선을 옥죄었던 노론의 명문가문 출신이었으면서도

동지사의 일행으로 북경을 다녀와 실학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홍대용 선생.

   

      그의 사유는 늘 풍속으로 표현된 현실과 왕정으로 표현된 이상 사이에 있었다. 그는

      이상만을 좇아 현실을 거슬러 막는 것은 불가능할뿐더러 오히려 혼란만 심화하는

      일이라 여겼다. 그래서 '시대가 바뀌고 풍속이 이루어져 금지하여 막을 수 없을 때

      그것을 거슬러 막으려 하면 어지러움이 더욱 심해져 성인의 힘으로도 붙잡을 수 없게'

      된다며 '시대와 풍속을 따라야(인시순속 因時順俗)' 한다고 말하면서도 '공자는

     주(주)나라 사람이다. 공자로 하여금 바다 건너 구이(九夷)에 살게 하면 그가 화하(華夏

     중국)로써 오랑캐를 바꾸어 역외(域外)에서 주나라의 도를 일으켰을 것이니 그러면 안팎의

     구분과 높이고 물리치는 의리가 스스로 마땅한 역외춘추(域外春秋)가 있었을 것이다.

     이것이 공자가 성인이 된 까닭'이라고 말함으로써 성인은 어떤 환경에서도 도, 즉 이상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였다.  (202p)

 

더러운 오랑캐지만 중원에 웅거하여 백여년을 태평을 누리니 그 규모와 기상이 볼 만 한 것이라며 숙부 홍억의 동지사 사행길에 동승하여 북경을 둘러보고는 오랑캐의 문물이라도 배울 것은 배우고 받아 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트인 생각으로 북학의 문을 열었던 홍대용이 정조와 더불어 실학을 바탕으로 개혁의 주체가 되었다면 조선의 백성은 그 후 어떤 나라에서 어떤 삶을 살았을까? 

 

정조가 꿈꾼  개혁조선은 정조의 조선이었고,

홍대용이 꿈꾼 개혁조선은 진짜 공자가 꿈꾼 하은주로 복고된 세상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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