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감을 땄더니 온 몸이 삐걱거리며 녹초상태.
몸이 힘들어도 할 일은 해야 사람노릇을 하는 법.
며칠 후 수능을 치르는 조카들에게 용돈과 떡 선물을 때 맞춰해야 한다.
그리고 먹으면 다음날 불끈거린다는 몸보신용 삼겹살을
집에 들어 오는 길에 먹으며 서로를 위로하자고 한 터라
빨리빨리를 외치며 같이 샤워를 하게 되었다.
서로 등도 닦아주고 볼데 안볼데 앞뒤로 다 보여줘도 떨림이 없다.
허리를 숙여 발을 닦고 있는데
내 머리쪽으로 남편이 쌍바위골을 드리대더니 '뽕~~'하고 방귀 세례를 한다.
나,
"뭐여!?"
남편,
"히히히"
서로 자세가 바뀌었다.
전혀 사전 예고도 없이 나도 '뽕!' 소리를 낸다.
눈을 동그랗게 뜬 남편,
"자네도 뀌면서!"
나,
"히히히"
"우리 언제부터 이런 사이가 되었을까?,
한 십년정도 되었을까?"
남편,
"십년? 결혼하고 한 달도 안되어서 그랬을걸~~~"
결혼 한지 25년 6개월하고도 반달 정도.
그렇다면 25년 5개월을 넘게 서로 거리낌 없이 뿡뿡거리고 히히덕거리며 살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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