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냥 빚까지는 아닐지라도 요즘 친정어머니께서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관계로 화분에 물을 주러 이틀 걸러서 아침마다 주암엘 다닌다. 아침 일찍 나가는 차는 별 손님들이 없는데 반해 들어 올 때는 버스가 늘 만원이다. 어렵게 자리를 차지 할 때도 있으나 오다가 보면 곳곳에서 버스에 오르는 노인분들을 위해 자.. 내 안으로의 여행 2012.06.29
유년의 숲 동네와 인접해 있는 중학교는 어린 우리들의 놀이터였었다. 달밤 운동장 구령대는 우리들의 무대였었고, 운동장 가장자리에 있던 벗나무는 숨바꼭질 놀이의 은신처였으며 달콤한 버찌까지 덤으로 먹여 주었었다. 구령대에서 노래자랑과 연극을 했던 것도 재미났지만, 아름드리 벗나무.. 내 안으로의 여행 2012.06.27
이웃집 동교 어느날 갑자기 널 보았지. 내 가슴은 처마 끝에 앉은 참새가슴처럼 팔닥팔닥 뛰었어. 너 누구니? 어디서 왔니? 나랑 놀래? 말 붙여 보고 싶었지만 도저히 용기 낼 수 없었지. 그래서 그래서 말이야, 미류나무 꼭대기에 뭉게구름 걸쳐있다고 목청껏 노랠 불렀었어. 네가 싫어 했던 그 노래는.. 내 안으로의 여행 2012.04.23
순박함의 기준이란 뭘까? 시내에 들러 집에 오는 길에 시외로 가는 버스를 타게되었다. 운전자가 여성이었고, 평소부터 잘 아는 사이인 것 같은 승객이 내 앞자리로 자리를 옮겨 담소를 나눴다.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곧 있을 선거이야기부터 편히 살지 일은 왜하냐며 서로 겉도는 인사치레.. 내 안으로의 여행 2012.04.09
오늘은 내 생일. 미역국 끓여 나홀로 생일상을 차려 맛나게 먹었다. 미역국 홀짝이며 먹는 내게 남편은 수화기 속에서 속삭인다. "생일 촉하혀~~~ 이따 쥑여 줄께.히히히" 죽여주는 걸로 생일 선물을 하겠단다. 내 생일을 젤 알뜰하게 챙겨주는 곳은 인디안 순천점. 남편 와이셔츠가 필요해 어제저녁에 들.. 내 안으로의 여행 2012.04.06
거창한 깨달음 위괘양으로 입원한 아들놈 옆 침대에 누워서 이곳저곳을 살펴보다 벽에 걸린 예수 십자가 상이 내 눈에 들어 왔다. 거진 2천여년을 저 십자가를 짊어지고 있으니 어지간히 고통스럽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 고통을 감내하는 것은 '무엇을, 누구를 위해서 일까?'하는 물음이 .. 내 안으로의 여행 2012.02.10
노박 조코비치 2012호주오픈 남자단식 우승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는 87년 5월 22일생이란다. 1월 29일 밤 장장 5시간 58분간의 혈전 끝에 라파엘 나달을 꺾고 우승했다. 긴 경기 시간 동안 조코비치의 엄마는 얼마나 맘 졸이며 기뻐하고 안타까워하고 환호하고 탄식했을까? 우리아들도 87년생이다. 장.. 내 안으로의 여행 2012.01.30
[스크랩] 한라봉과 귤껍데기 작은놈이 너무 셔서 못먹었다며 한라봉을 하나 줬다. 몇날 몇일을 차에 놔뒀는데~~~ 어제 간식으로 호떡을 세 개나 먹었더니 입안이 니글거렸다. 퇴근길 한라봉을 까서 먹으려는데 한라봉이 숙성될대로 됐는지 손에 과즙이 묻어서 내가 비명(^^?)을 질렀다. 우리 신랑 깜짝 놀라 "왜.. 내 안으로의 여행 2012.01.28
산길은 지팡이, 인생길은 남편. 산길은 지팡이, 인생길은 남편이 필수. 때론 귀찮을 때도 있지만 곧 그 존재의 진가를 깨닿게 된다. 어럽고 힘들수록 절실해 진다. 함부로 다루면 부러지거나 깨진다. 소중히 다룰 수록 내구연한이 길다. 늘 잘 챙겨야한다. 새해 첫날 뭔가 뜻깊은 일을 해 보자고 조계산에 올랐다. .. 내 안으로의 여행 2012.01.09
알바 산타할아버지. 제대하고 무료한 나날을 소비하고 있는 작은애에게 막내 숙모가 1시간짜리 알바를 주선해 주었단다. 그 1시간은 잉여인간에서 잠시 빠져나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서 무조건 OK. 지 형에게 '낼 술 한 잔 하세. 내가 알바비 받아와서 한 잔 쏠께'라며 너스레를 떨기까지 한다. 퇴근.. 내 안으로의 여행 2011.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