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청예찬 난 열 살 무렵부터 순천으로 엄마 심부름을 다녔다. 어떤날은 학교 조퇴를 해서 당일 시내를 다녀가기도하고 어떤날은 오후에 들어와서 외당숙댁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 첫차를 타고 다녀가기도 했다. 중요한 일은 죄다 외당숙께서 해 주셨지만 그래도 어린 나에게는 버스를 타고 이동.. 내 안으로의 여행 2013.10.26
졸라가 졸라 좋아 어제 퇴근 때 횡단 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느라 잠깐 서 있는데 대여섯명의 여학생들이 빙 둘러서서 말의 서두에 '졸라'를 쓰는 것이다. 그다지 불량스럽지도 않아 보이고 예쁘기도 하여 '학생들 내일 졸라라는 단어의 어원을 찾아 봐'라고 말을 붙였다. 한 여학생이 '우리도 아는데요'한.. 내 안으로의 여행 2013.05.15
스마트기기 초보 입문기 벼르고 벼르다 큰맘먹고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아들놈에게 뭐 잡다한 것들을 배운다고 배워도 기기 조작이 영 얼떨떨하다. 아들놈이 두손으로 들고 양쪽 엄지로 문자입력을 하라고 한다. 난 이 비싼 핸드폰이 떨어지면 돈과 직결되는지라 왼손으로는 기기를 꽉 잡고 있다. 되돌이표에 왼.. 내 안으로의 여행 2013.01.08
난 솔개가 되어 하늘에 떠 있으련다. 어린시절 봄날 친구네 마당에는 늘 암탉이 병아리들을 거느리고 이곳저곳을 헤집고 있었다. 그러다 부산거리며 꼬꼬 소리를 내어 병아리들을 불러모아 날개 밑에 품고 마당 구석에 납작 엎드리는 걸 보고 하늘을 쳐다보면 언제나 반짝거리는 햇살을 업은 솔개가 빙빙 날고 있었었다. 어.. 내 안으로의 여행 2012.12.20
영화 [남영동 1985]를 보고 고문, 육체와 정신을 파괴하는 것. 그 모짐을 어떻게 견디어 냈을까? 인간적 모멸감을 어떻게 추스려 냈을까? - 그때 그시절로 돌아간다면 다시 그렇게 하겠다는 반성도 없고 부끄러움도 없는 이근안. - 아직도 떵떵거리며 반성없이 사는 군부독재정권의 실세들. - 그 시절의 향수를 그리.. 내 안으로의 여행 2012.11.26
添火火 나, "여보세요?" 동사무소, "네 00동 000입니다." 나, "위 동대는 이시간에 근무를 안하나요?" 동사무소, "아니오, 근무하는데요." 나, "그런데 전화를 절대 안 받네요." 동사무소, "아, 어떨땐 훈련나가서 아무도 없을 때도 있어요." 나, "어떻게 향토방위를 책임진다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사무.. 내 안으로의 여행 2012.11.17
언제부터 우리사이 이런사이? 연이틀 감을 땄더니 온 몸이 삐걱거리며 녹초상태. 몸이 힘들어도 할 일은 해야 사람노릇을 하는 법. 며칠 후 수능을 치르는 조카들에게 용돈과 떡 선물을 때 맞춰해야 한다. 그리고 먹으면 다음날 불끈거린다는 몸보신용 삼겹살을 집에 들어 오는 길에 먹으며 서로를 위로하자고 한 터라.. 내 안으로의 여행 2012.11.05
하소연 할 곳 조차 없는 국제결혼 피해자인 한국남성의 애환 요즘 우리사회를 지배하는 말, 다문화. 대부분 결혼 이주자를 위해 쏟아지는 다문화 정책들. 물건너 온 그녀들을 위한 사회의 관심과 배려는 날로 높아만 가는데, 국제결혼을 하고서 파경을 경험하는 대다수의 우리나라 남자분들에 대한 배려는 어디서고 들어보지 못했다. 가해자로 낙인.. 내 안으로의 여행 2012.07.16
잡초들이 내게 묻는다면, 감나무 밭 가장자리에 철쭉들을 심었다. 삼백여주가 넘게 심었었는데 이리저리 쫒겨다니다 죽고, 예초기에 잘려 죽고, 그냥 이유 모르게 시들시들 죽어나서 지금은 한 오십여주 살아 남았나 모르겠다. 처음 그애들을 사다 심을 때는 푸른 꿈도 광대하게 꾸었었다. 멋들어진 정원수로 .. 내 안으로의 여행 2012.07.09